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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는 제가 많은 종이책을 처분한 과정을 설명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현재 제가 책을 어떤 방식으로 읽고 있는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어떤 방식으로 읽고 있는지’라는 표현은 ‘독서법’이 아니라, 책을 읽기 위하여 어떻게 책을 접하는지를 말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방식은 전자책
앞선 글에서 말했다시피, 저는 책을 사는 것 자체는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을 사서는 읽지 않는 게 문제이며, 종이책의 경우에는 다 읽고 난 이후에 그 기능을 상실하고 공간만 차지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른바 ‘출판불황’이라 불리는 요즘 시대에, 한 권이라도 책을 사서 읽는 것이 작가와 출판사들의 생존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책을 업으로 살아갈 수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얻을 수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무엇보다 제가 책을 사서 읽는 것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도서관의 반납시한을 맞추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집중력이 부족해서, 한 권을 진득하게 읽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2~3권을 번갈아 가면서 읽거나, 중간중간 쉬었다가 읽습니다. 이래서는 완독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죠. 그리고 시한때문에 쫓기듯이 부랴부랴 책을 읽는 것도 싫어합니다. 결국 제 독서스타일에 가장 맞는 것이 사서 읽는 방식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제 생각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이 바로 전자책을 통한 독서입니다. 우선 전자책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니멀리스트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도구가 아닐 수없습니다. 전자책은 몇 백 권의 책을 사더라도 차지하는 공간은 손바닥만한 단말기 하나일 뿐입니다.
종이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동일한 작품을 전자책은 종이책의 20~30%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기계 가격을 무시하는거냐?”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전자책 단말기(이북 리더)의 가격은 20만원 내외입니다. 책을 많이 사서 읽는 분이라면 추후에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가격이죠. 그리고 만약 휴대폰으로 긴 텍스트를 읽는 데 거부감이 없는 분이라면 단말기를 별도로 구매하지 않아도 됩니다.
전자책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분들이 가장 많이 말씀하시는 게 “눈이 아프지 않느냐”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요즘처럼 TV나 PC 모니터, 휴대폰 액정을 많이 보는 세대에게는 전자책 단말기의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는 아주 편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물론 종이책과 동일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위에서 말한 전자책의 장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안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전자책을 읽을 때 쓰는 기기 2종(좌: 크레마 카르타 / 우: 아이폰X)
저는 전자책 단말기와 휴대폰을 통해 전자책을 읽고 있는데, 전자책 단말기는 크레마 카르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크레마 카르타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저의 주된 전자책 구매 사이트가 ‘알라딘’이기 때문입니다(종이책을 살 때는 교보문고였습니다). 알라딘은 만약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아직 종이책으로만 판매중일 경우, 전자책이 발간되면 그 사실을 메일로 알려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호흡이 긴 책의 경우에는 전자책 단말기를 통해 읽으며, 여러 챕터로 잘게 쪼개져 있는 책은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 휴대폰으로 읽고 있습니다.
전자책이 없으면 도서관으로
요즘 공공도서관은 참 편리합니다
아무래도 전자책의 가장 큰 단점은 전자책으로 판매되는 책의 수가 적다는 점일 것입니다. 최근에 나오는 책들은 대부분 전자책을 지원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전자책으로만 판매되는 책들도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과거에 출판된 책들은 전자책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뒤늦게 읽고 싶어진 책이 있다면 그 책은 대부분 종이책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이럴 때 저는 도서관으로 갑니다. 종이책의 경우에는 ‘보관하지 않는다’가 저에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도서관은 참 편리합니다. 우선 전국 공공도서관 이용증(책이음카드)을 발급받으면 거주지와 상관없이 전국의 참여 공공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대출은 제한). 저는 가끔 고향집에 오래 머물러야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 여행을 갔을 때, 그 지역의 도서관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편리함은 같은 도시에서는 반납이 자유롭다는 것입니다(지역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의 점심시간에 직장에서 가까운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했다면, 반납은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에 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반납이 귀찮아서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을 꺼려하던 분들에게는 정말로 좋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도서관을 이용할 경우에는 한 번에 딱 한 권만 대출하고 있습니다. 여러 권을 대출했다가 모두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빌린 책이라고 할지라도 소유하지만 않았을 뿐, 책을 끝까지 다 읽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도서관에도 없으면 종이책을 구매
아무리 큰 도서관이라고 할 지라도 모든 책을 다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희귀한 책 뿐만이 아니라, 지금 막 발매되어서 아직 도서관에 들어가지 못한 책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책들 중에는 전자책으로도 만들어지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너무나 읽고 싶은 책이 이런 경우에 해당될 때는 어쩔 수 없이 종이책으로 구매를 합니다.
대충 파악하셨으리라 봅니다만, 다 읽으면 즉시 알라딘 중고서점에 판매합니다. 깨끗하게만 읽는다면 꽤 괜찮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저는 이러한 형태로 책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 전자책 구매 > 도서관에서 대여 > 종이책 구매(완독 이후 판매)
- 책에 대한 나의 약속 : 1) 종이책을 ‘소유’하지 않는다. 2) 끝까지 다 읽는다.
여러분은 어떻게 책과 함께 생활하고 계신가요? 혹시 책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너무 극단적으로 책을 단절하려 하기 보다는, 자신의 독서스타일에 맞으면서도 낭비를 덜 하는 방식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미니멀리즘이라는 것은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맞춰나가는 것이지,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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